허영심 강한 자는 자신을 믿지 못하기에
남에게 인정받으려 한다.
니체는 이렇게 말했다.
우리는 진열 가게 같은 존재다.
우리는 타인들이 우리에게 귀속시키는
겉으로 드러난 특징들을 끝없이 정돈하거나
감추거나 혹은 드러냈다.
우리 자신을 속이기 위해서.
니체가 볼때 허영심이 강한 사람은 자기의 삶을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남으로부터 인정받으려는
충동으로 살아간다.
이들은 유행하는 책만을 읽고, 익명성에 머물러
대중의 생각만을 쫒는다.
자신을 믿지 못하며 겉치레로 내면의
결핍을 숨긴다.
그래서 생긴 공허감을 자기 과시로
메우려 든다.
고대 철학자 에피쿠로스는
혹시 갖고 있지 않은 것을 쳐다 보다가
갖고 있는 것마저 망치고 있지는 않은가?
우리가 갖고 있는 것들이 행운의
선물임을 기억해야 한다.
이러한 허영심이 강한 사람에 대해
장자는 우화를 통해 우리에게 말하고 있다.
조상이란 사람이 송나라 왕의 사신으로 진나라에 가게 되었다.
진나라에 도착하자 왕이 그를 환대하며 수레 100채를 주었다.
조상은 송나라로 돌아와 장자를 만나 말했다.
"이렇게 좁은 골목에서 가난에 시달려 신이 나 만들어 팔고
얼굴은 누렇게 떠서 사는 것에는 나는 서투릅니다.
하지만 군주를 만나 깨우쳐 주고 수레 100채를 받는 일에는 능숙하죠."
장자가 말하기를
"진나라 왕은 병이 생겨 의원을 불렀을 때 고름을 짜준 자에게
수레 한 채를 주고, 치질을 핥아 준 자에게는 수레 다섯 채를 주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치료하는 곳이 더러운 곳일수록 더욱 많은 수레를 주었다고 합니다.
당신도 그의 치질을 핥아 고쳐준 겁니까?
도대체 얼마나 핥아 주었기에 그 많은 수레를 받았습니까?
장자의 우화는 지식인의 허위의식을 질타한다.
또 다른 우화로 장자는 도적의 입을 빌어 허위의식으로
치장된 도덕을 비판하기도 했다.
"도덕질에도 도가 있습니까?"
도적이 대답하기를
"어딘들 도가 없겠느냐? 도둑질하러 갈 때 방안에 감추어져 있는
재물을 잘 알아맞히는 것이 성이고, 들어갈 때 맨 앞에 서는 것이 용이며,
맨 뒤에 나오는 것이 의이고, 도둑질이 가능한지 불가능할지 아는 것이 지이며
훔친 재물을 공평하게 나눈 것이 인이다.
이 다섯 가지 덕이 갖추어지지 않고서
큰 도둑놈이 된 자는 아직 이 세상에 없었느니라."
장자는 도적의 입을 빌려 역사적으로 존중받아 온 성현들의
도덕적 가치들을 도둑질할 때의 바람직한 자세에 빗대고 있다.